1. 미술 치료의 개념
미술(Art)과 치료(Therapy)가 결합된 학문으로 창작을 통하여 심리적, 정서적 갈등을 완화시켜 창조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심리치료법이다. 시각 매체를 통해 내담자 내면의 심상을 표현하게 함으로써 무의식을 활성화하고 잠재된 창조적 기능을 자극하여 자가치료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준다.
2. 미술 치료의 역사
기원은 동굴 벽화로 거슬로 올라갈 수 있으나 이후 심리 치료 미술은 1940년경부터 자리 잡기 시작하여 50년대에 Naumburg에 의해 보다 전문적이고 현대적인 의미로 제시되었다. 그녀는 미술 치료를 정신분석학 이론에 근거한 한 부분으로 설명하였다. 그림을 매체로 이용하는 치료에서의 미술(Art in therapy)로 내담자의 그림은 내담자의 내적 상황(감정 등)을 표현하는 하나의 상징적 언어로 간주하고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발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려진 그림에 대해 내담자 스스로 연상과 해석을 할 수 있도록 하여 그림의 상징성을 중요시하는 치료자로서 해석하는 방법을 사용 및 정착시켰다.
60-70년대에는 Naumburg와 상반된 입장의 Kramer가 그림의 상징성보다는 창조적 행위 자체에 치료적 가치를 두는 미술치료를 선보였다. 이러한 치료로의 미술(Art as therapy)은 창조적인 미술활동을 통해 내담자 본능적 욕구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파괴적, 반사회적 에너지를 분출함으로써 그것을 감소시키거나 전환시킨다고 정의한다. 따라서 치료자의 역할은 해석이 아닌 내담자의 승화와 통합 과정을 돕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후로 Ulman이 이 두 가지 접근법을 통합하려는 시도를 했으며 두 가지 방식 모두 현재까지 연구되고 있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어지고 있다.
3. 미술 치료 환경
1) 물리적 환경
치료 시작 전, 내담자가 자신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적절한 치료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좋다. 우선 시간과 공간 부분으로 정리해보자면 시간은 치료 목표나 대상, 방법에 따라서 다양하게 결정된다. 치료의 기간과 빈도, 사용될 매체, 특정의 활동, 치료 종료 등이 시간 계획에 포함된다. 그리고 공간은 사용 가능한 공간의 크기, 위치, 물리적 간격 등을 고려해야 하며 내부 공간은 내담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배치하는 것이 좋다. 이때 내담자와 내담자 본인의 작품 사이의 물리적 연관성도 중요하므로 고려 사항에 포함된다.
안정감을 갖춘 환경은 내담자가 미술 매체를 사용하여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 중요한 부분이며 치료사는 창조적인 활동을 촉진하고 극대화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외에도 조명, 좌석, 미술재료 등 안정적이로 가능한한 변화가 없이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시간, 상담 환경에 관한 모든 것은 융통성을 필요로 한다.
2) 심리적 환경
내담자가 완전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치료자 스스로가 확실하게 미술 치료의 본질과 치료사의 역할에 대한 경계선을 명확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치료자가 가진 신념보다 치료자의 일관성 있는 태도가 내담자에게 필요하며 치료 과정에 따라 치료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4. 미술치료사의 역할
미술치료사는 인간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세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창조적 활동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내담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Kramer는 예술가, 교육자, 치료사, 이 세가지 능력을 하나로 통합하여 유연성 있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 예술가의 역할
예술가적 역할은 내담자가 작업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끝날 때까지의 모든 활동에 공감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술 재료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며 내담자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내담자의 창작 과정에서 선호하는 매체, 스타일, 주제 등을 발견하고 발전시켜 내담자 본인의 자아를 찾아 탐험할 수 있도록 이해하고 조정해야 한다.
내담자의 작품은 형식적(발달적), 내용적(역동적)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치료사는 두 가지 영역 모두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형식적 측면이란 객관적 기술적인 부분으로 공간의 사용 정도, 위치, 미술 재료의 선택, 대상의 크기, 색채, 선의 성질, 그리기 순서 등이 고려된다. 그리고 내용적 측면은 주관적인 통찰을 요구하는 부분으로 그림의 완성도 및 짜임새를 주의해서 보아야 한다. 치료사가 직관적 통찰을 통해 환자의 그림에서 어떠한 것을 느끼는가? 내담자가 자신의 그림을 어떻게 기술하는가? 그들의 관계는 어떠한가? 이런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교육자의 역할
미술 치료의 교육적 의미는 목적에 이르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미술 재료 및 도구, 창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도와주는 것은 내담자 치료를 위해 궁극적인 목적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며 이러한 교육적인 부분은 치료를 위해 필요할 때만 실시해야 한다.
3) 치료사의 역할
훈련된 눈으로 작업과정 전체를 관찰해야 하며, 치료 환경에 대한 이해, 치료 관계에 대한 이해, 치료 단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앞서 말한 치료 환경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는 필수이다. 그리고 치료 관계가 형식적이든 비형식적이든, 구체적이든 추상적이든 내담자와는 반드시 협력 관계가 되어야 한다. 미술 치료를 통해 내담자는 인지적인 깨달음과 정서적인 카타르시스를 바탕으로 자기 자신과 만나게 된다. 이때 미술치료사가 제공하는 관계의 틀은 치료자와의 관계의 틀, 미술작품과 이루는 관계의 틀, 두 가지가 있다. 이러한 틀로 내담자의 변화 과정을 포용하고 내담자 자신과 만날 수 있도록 이끌어 궁극적인 변화의 에너지를 불어어주는 것이다.
또한 치료가 전개되는 순서, 과정 중 일어난 일들을 알고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치료 단계는 초기, 중기, 종결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초기에는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내담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지지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가능한 초기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좋다. 중기는 내담자 자아의 새로운 이미지를 발견하고 통합하는 단계이다. 이 시기에는 치료사가 내담자의 자아가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첫발을 내딛게 하기 위해 최대한 돕도록 한다. 내면의 저항이 있을 수 있는 시기이므로 내담자에 대한 지지적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 마지막 종결 단계는 치료사와의 분리 과업이 명확해지는 단계로 내담자가 공상으로부터 현실을, 실제로부터 환상을 분리하도록 도우며 심층적인 측면에서는 내담자의 질병으로 발생한 2차적 문제를 분리하도록 돕는다. 종결은 내담자와 치료사와의 전이 강도와 관계없이 내담자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므로 이별로 인한 공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